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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부

금융이란 얼마나 불안정한가

by money-infobank 2021. 7. 29.

기업의 자금조달

기업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화폐 자본(또는 자금) 보다 큰 규모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은 어음과 수표를 사용해 다른 기업으로부터 기계나 원료를 외상(또는 신용)으로 사 올 수 있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자본시장에서 주식이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 중에서 기업이 만기일에 채무를 갚아야 하는 것은 어음과 수표, 은행대출, 그리고 회사채다. 발행한 주식에 대해서는 기업이 이윤 중 일부를 배당의 형식으로 매년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기업에게는 채무 부담이 되지 않는다.

호황기에 기업은 어음·수표 · 회사채를 발행하기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거액의 채무를 지게 된다. 기업이 상품을 제대로 팔아 자금을 제때에 회수해 채무를 만기일에 갚는 동안에는 이러한 거액의 채무가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 

채무를 못갚을때 신용공황이 온다

그러나 기업의 이윤율이 저하하면, 거액의 채무는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첫째, 기업은 자기가 얻은 이윤으로 어음·수표 · 회사채 그리고 은행 대출을 만기일에 갚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 기업은 도산하게 되고, 이 기업에 자금을 제공한 채권자들도 도산의 위기를 맞게 된다. 이제 기업 들은 어음과 수표 받지 않고 현금 결제만을 요구하고, 은행은 새로운 대
출을 꺼릴 뿐 아니라 이미 나간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하며,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된다. 신용공황이 온 것이다. 

사회 전 체적으로 현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자율이 폭등한다. 1998년 1월 IMF 위기가 가장 악화했을 때 사채시장의 이자율은 50% 수준이었다. 이러한 격심한 현금 부족 때문에, 기업의 도산율은 더욱 높아지고, 은행은 부실대출의 증가 때문에 큰 손실을 입으며 예금자들의 예금 인출 사태를 맞는다.

은행이 도산 위기에 처하거나 실제로 도산한다. 은행 공황이 온 것이다. 결국 이윤율의 저하가 산업 공황을 먼저 야기하고, 이것이 신용공황과 은행 공황을 일으키면서 경제 전체를 공황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둘째 기업의 이윤율이 저하하면 이 기업의 자본 팽창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기업에게 생산재를 공급하던 기업이나 이 기업의 노동자에게 소비재를 공급하던 기업은 제품을 제대로 팔 수 없으며, 따라서 자기의 채무를 만기일에 갚을 수가 없게 되어 도산하게 된다.

이것이 위와 같은 경로를 통해 경제 전체를 공황에 빠뜨린다. 위의 두 경우에는, 먼저 산입 공황이 일어나고 이것이 신용공황과 은행 공황을 야기함으로써 산업 공황이 더욱 심화하는 경우 었다.

금융공황은 근거없는 소문만으로도 온다

그러나 금융공황(신용공황과 은행 공황)은 반드시 산업 공황에 뒤이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아무런 근거 없는 풍문 때문에 폭등하거나 폭락한다. 

만약 주가가 폭락해 주식시장 공황이 일어나면, 거액을 주식에 투자한 은행은 큰 손실을 보아 도산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주식시장 공황 → 은행 공황→ 신용공황 → 산업 공황의 순서로 진행하면서 경제 전체가 공황에 빠진다.

특히 자본자유화 때문에 주식·채권·외환에 대한 투기가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산업이나 상업 등 실물 경제의 동향과는 무관하게 금융공황이 먼저 발생함으로써 경제 전체를 공황에 빠뜨릴 수 있다. 

예컨대 외국 투기꾼이 한국 A회사의 주가가 1만 원일 때 10만 주를 매입하니, 한국의 기관투자자들(은행 · 보험회사 · 증권사)이 덩달아 A회사의 주식을 사는 바람에, 주가가 1만 5,000원으로 상승했다고 하자. 그때 외국 투기꾼이 10만 주를 한꺼번에 1만 5,000원에 팔아치운다면, 총액 5억 원의 투기이익을 얻게 된다.

그런데 A회사의 주가는 이러한 대규모의 매각 때문에 6,000원으로 폭락할 수 있으며, 한국의 기관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어 도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금융기관의 도산이 신용공황을 야기하고 자금 사정을 악화시켜 산업 기업이나 상업 기업을 도산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금융공황이 산업 공황을 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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