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경제 공항에는 3가지 구조적인 근본문제가 있다. 바로 화폐, 생산의 무계획성, 이윤 목적의 생산 추구이다.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경제공황의 원인 1. 화폐
자본주의 경제는 상품의 교환을 통해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므로, 화폐의 사용은 필연적이다. 화폐는 상품의 유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또한 지불수단으로 기능하는데, 화폐의 두 기능에 이미 공황이 발생할 씨앗이 있다. 예컨대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은 자동차를 팔아 화폐를 얻고 그 화폐로 '곧' 타이어를 사는 것이 항상 행해지는 정상적인 과정이었는데, 자동차 생산자가 어느 날 갑자기 자동차를 팔고 나서 그 화폐로 타이어를 사지 않고 그 돈을 자기의 금고에 넣어 버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타이어 생산자는 타이어를 팔지 못해 재고가 쌓일 것이고, 또 타이어 생산자에게 고무를 계속 공급해 온 고무 생산자도 고무를 팔지 못해 재고가 쌓일 것이다.
다시 말해 타이어와 고무는 공급 과잉 상태에 빠지고, 타이어 생산지의 고무 생산지는 과신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황이다. 물론 여기에서는 '무엇 때문에 자동차 생산자가, 어느 때와는 달라 갑자기 화폐를 움켜쥐게 되었는가는 알 수 없다.
우리는 아직 공황의 원인은 모르지만 공황이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환경(또는 제도)은 발견했다. 만약 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물물교환에서는 1대의 자동차는 여러 개의 타이어와 교환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판매한 것과 현실적으로 구매한 것 사이에는 전혀 차이가 없으며, 따라서 공급과 수요는 항상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과잉생산의 가능성을 부정한 리카도(D. Ricards)나 세이(J.-B. Say)는 자본주의 경제를 물물교환으로 생각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화폐가 중간에 개입하면 판매와 구매가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분리될 수 있으며, 따라서 상품이 팔리지 않는 경우나 상품이 모자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상품이 모자라는 이유는, 금고에 넣어 두었던 화폐를 갑자기 꺼내어 상품을 사기 시작하기 때문인데, 이 경우 기업은 공장을 밤낮으로 완전히 가동해 생산량을 증가시키므로 공황이 아니라 호황이 올 것이다.
다음으로 화폐가 지불수단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외상거래 (또는 신용거래)를 많이 한다. 그리고 A에게 외상을 준 기업은 A로부터 받을 돈을 기대해 B로부터 외상으로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외상거래는 예컨대 자동차 구매자 - 자동차 생산자 - 타이어 생산자 - 고무 수입상 - 고무 생산자 등으로 길게 연결될 수 있다. 만약 자동차 구매자가 외상을 갚아야 할 만기일에 자동차 생산자에게 화폐로 채무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자동차 생산자는 타이어 생산자에게 채무를 갚지 못하고, 또 타이어 생산자는 고무 수입상에게 빚을 갚지 못하며, 고무 수입상은 고무 생산자에게 대금을 치르지 못하게 된다.
자동차 구매자만 파산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파산하게 된다. 이것이 공황이다. 만약 모두가 현금거래만 했더라면, 이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도 왜 자동차 구매자가 외상을 제때에 깊을 수 없었던가는 알 수 있다. 우리는 아직 공황의 ‘원인은 모르지만 공황이 발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환경은 발견했다.
경제공황의 원인 2. 생산의 무계획성
자본주의 사회가 아닌 어떤 ‘새로운 사회'를 생각해 보자. 이 사회에서는 사회 전체의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한다고 가정하자. 한편에서는 사회 전체의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1년간의 필요량이 있다.
구성원들이 모두 참가하는 회의에서 그 해의 생산량을 결정하고 그것을 생산하기 위해 사회 전체의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며,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를 개인의 소비와 공동체의 사용에 분배한다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체음부터 일치하기 마련이다.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해 공동체 구성원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이 사회에는 시장이 없어
며, 화폐도 없고, 생산활동의 목적이 이윤을 얻는 것이 아니라 주민 전체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한편으로는 개별 기업가들이 자기의 기업에서는 온갖 계획을 세워 생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 전체는 전혀 계획성이 없어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해 자원을 낭비하거나, 공급량이 부족 해소 비자가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가가의 기입 가는 1년의 사업계획을 세운다. 이던 종류의 상품을 이면 생산방법으로 얼마만큼 생산하고, 상품 1개의 가격은 얼마로 하며, 노동자에게는 얼마의 원급을 주고, 이윤을 얼마만큼 얻는다 등등을 계획한다. 그리고 이 계획은 과거와 현재의 실적을 바탕으로 장래를 예상하면서 세운다.
그러나 아무도 장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만약 모든 기업가들이 장래에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해 생산량을 크게 확대한다면, 상품은 과잉 생산되기 쉽고 상품은 팔리지 않으며 상품 가격은 폭락할 수도 있다. 이리하여 기업들은 도산하고 공황이 발생하게 된다. 상품이 팔리지 않고 쌓여 있다는 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한 물적 자원(자본재
와 원자재)과 인적 자원(노동자의 노동력)이 낭비된 것을 가리키며, 따라서 기업의 도산과 노동자의 해고는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는 막대한 손실이다.
시장에 맡겨 두면 모든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된다는 주장은 공황 앞에서는 전혀 맥을 못 춘다. 개별 기업가가 자기의 생각대로 생산을 계획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어떤 상품의 총공급량이 그것에 대한 총수요량을 초과하게 되며, 가격이
폭락하고 기업이 도산하며 공황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붉은 색깔의 자동차를 대량 생산했는데, 소비자는 초록색의 자동차를 원한다면, 자동차 회사는 큰 손실을 입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회사는 소비자의 주문(어떤 차종이고 무슨 색깔이며 어떤 옵션을 추가하는가를 미리 결정한 주문)에 따라 생산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퓨처 혁명 덕택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기업은 주문받은 만큼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시장을 가정해 생산을 확대하기 마련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생산의 무계획성이나 무정부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독점적인 조직이 형성되더라도,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더라도, 각각의 기업가는 무슨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남보다 더욱 큰 이윤을 얻으려고 혁신(innovation: 새로운 생산방법, 새로운 상품, 새로운 시장, 새로운 노동조직, 새로운 원자재 등등)을 도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한 기업가가 혁신을 도입하면, 나머지 기업가들은 큰 타격을 입어 도산할 수 있고, 따라서 경제 전체가 혼란을 겪게 된다. 예컨대 1980년대에 일본은 석유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혁신을 통해 수출을 대폭 확대했는데, 그 결과로 서구와 미국의 경제는 수출시장을 잃어 더욱 큰 불황에 빠진 것이다.
경제공황의 원인 3. 생산 목적이 이윤 추구
기업가는 더욱 큰 이윤을 얻기 위해 온갖 혁신을 도입한다.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고 노동자를 해고하며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낮추는 것이 이윤을 얻는 방법의 하나다. 모든 기업가가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경제 전체에는 어떤 결과가 생길 것인가?
첫째, 취업 노동자가 줄어들고 임금 수준도 낮기 때문에, 대중의 구매력은 크게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대중이 구매하는 소비재를 생산하는 산업은 시장을 잃고 도산할 우려가 있고, 이 소비재 산업에 자본재나 원자재를 공급하는 생산재 산업도 타격을 입어 도산할 우려가 있다. 즉, 대중의 구매력 감소→소비재의 판매 부진 → 소비재 산업의 생산 축소 → 소비재 생산에 필요한 생산재에 대한 수요 감소 → 생산재 산업의 생산 축소→→ 경제 전체의 불황과 공황이라는 경로를 생각할 수 있다.
둘째,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한 기업이 임금 수준을 낮추어 이윤을 이전보다 많이 얻었고, 이 이윤을 다시 투자한다면, 이 기업은 자본재나 원자재를 좀 더 구매할 것이고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해고된 노동자가 지금 추가로 고용되는 노동자보다 크다고 하더라도, 이윤 증대 자본축적 → 생산재에 대한 새로운 수요와 노동자에 대한 새로운
수요 → 생산재 산업과 소비재 산업의 생산 증가 - 호황이라는 경로를 생각할 수 있다.
셋째, 새로운 기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기계를 제조하는 산업(기계산업)이 생산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기계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자본재나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또한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기계산업을 비롯한 생산재 산업이 발달함으로써 고용이 증가하고 소비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해 소비재 산업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기업에서 이윤을 많이 얻으면 고소득층이 생기고 그들을 위한 사치재 산업도 발달할 것이며, 거기에서도 자본재나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노동자에 대한 새로운 수요도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경제 전체가 오히려 호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위의 네 가지 가능성을 살펴볼 때, 기업가가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하며 임금 수준을 낮춰 이윤을 증가시키려는 경향이 반드시 불황이나 공황을 야기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몇 가지의 이유를 들어 보자.
첫째, 각 노동자에 대한 임금 수준은 낮아지더라도 노동자 전체의 임금총액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계가 도입되어 숙련 노동자가 해고되고 숙련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낮아지더라도, 대규모의 미숙련 노동자를 채용하기 때문에, 임금총액은 증가할 수 있으며, 따라서 소비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둘째, 임금 수준을 낮춰 이윤을 얻은 기업가가 그 이윤을 다시 투자하기 때문에, 생산재 산업과 소비재 산업이 확장하게 된다.
셋째, 기계화가 진행하는 것은 경제구조가 소비재 산업 중심으로부터 중화학산업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을 기리 키미, 이것이 지금까지 자본주의 경제가 걸어온 정상적인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생산재 산업이나 소비재 산업이 이윤 증대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대중의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결코 불황이나 공항은 발생할 수 없다는 주장은 옳다. 우리는 '너무 많은 기계가 생산되어' 팔리지 않기 때문에 공황이 발생했다고 말하거나, '너무 많은 소비재가 생산되어’ 팔리지 않기 때문에 공황이 왔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너무 많은 기계'나 '너무 많은 소비재’는 무엇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일까? 기업가가 손해를 보지 않을 가격으로 팔기에는 너무 많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상품이 너무 많아 제값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고, 결국 기업가가 이윤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많은 기계’라도 취직을 못하고 놀고 있는 노동자들을 모두 취업시키는 데 필요한 기계의 양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며, '너무 많은 소비재라도 대중의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소비재의 양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계나 소비재를 공짜로 나누어 준다면, '과잉생산'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없고 공황도 생기지 않는다. 과잉생산은 기업가가 생각하는 일정한 이윤율 또는 가치 증식 욕구에 비추어 '과잉'이라는 뜻이며, 주민의 필요와 욕망에 비해 '과잉'이라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자본주의 경제의 과잉생산은 ‘절대적’ 과잉생산이 아니라 '상대적 과잉생산이다. 이러한 용어법은 과잉인구의 경우에도 타당하다.
‘절대적 과잉인구는 식량에 비해 인구가 너무 많다는 것으로 맬더스가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실업자를 과잉인구라고 부르는데, 실업자는 기업가가 이윤을 얻을 수 없어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므로 실업자는 '상대적’ 과잉인구인 셈이다.
결국 과잉생산을 가리키는 공황은 자본주의 경제에 고유한 현상이며, 주민의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생산의 목적으로 삼는 경제에서는 과잉생산이나 공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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