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부

시장과 권력의 상관관계

money-infobank 2021. 7. 22. 17:47

시장과 권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자. 시장은 그 자체로 순수하지 않고 권력과 항상 밀착하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장에 권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자기가 생산한 상품을 시장에서 팔아 자기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사는 매우 초보적인 상품경제(단순 상품경제)에서도 시장의 거래를 규율하는 관습이나 법률이 있었다.

시장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어떤 규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시장의 질서는 파괴되고 시장은 성립하지 않는다. 예컨대 각 지역으로 돌아가면서 열리는 5일장도 장사꾼들 사이의 오래된 관습이 없으면 어디에서 언제 시장이 설지를 알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상품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 제도가 확립해야 하고, 화폐가 제 구실을 해야 한다. 권력이 개인에게 ‘자기의 것을 자기가 마음대로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리(사적 소유권)를 주고, 그 권리를 보호해야만 시장이 정상적으로 성립할 수 있다.

또한 권력은 어떤 것을 화폐로 선정하고 화폐의 단위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품들의 교환이 쉽게 이루어진다.

만약 최초의 물물교환이 공동체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면, 시장은 권력에 의해 창조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A공동체는 쌀이 남아돌고, B 공동체는 콩이 남아돌 때, 두 공동체의 권력자가 만나 쌀과 콩을 교환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콩과 쌀이 교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쌀이나 콩 시장이 자기 스스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필요에 따라 이웃 공동체끼리 권력자가 우두머리가 결정함으로써 시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중상주의 정책과 영국의 시장지배

봉건사회가 몰락하고 절대주의 왕권이 확립되면서 중상주의 정책이 채택되었는데, 그 핵심은 무역을 통해 또는 해외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자기 나라의 부를 증가시킨다는 것이었다.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가 해군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려고 했으며, 식민지나 종속국을 만들어 부를 약탈했는데, 이러한 권력 행사가 산업자본의 성립에 필요한 자금과 원료시장 및 제품 시장을 제공했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의 공장'으로 군림하면서 섬유류와 기계류를 세계 각국에 수출할 때, 영국 정부는 각국 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을 타파하기 위해 무력도 사용하고 자유무역의 이익도 설파했다. 

인도와 중국의 시장은 무력으로 개방시켜 그 나라의 섬유산업을 완전히 몰락시켰지만, 독일의 역사학파나 미국의 초기 건설자는 유치산업 보호론을 내세워 자유무역론에 대항했다. 

세계에서 영국은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헤게모니를 잡았고, 이리하여 영국의 지배에 의한 평화가 세계 질서에서 나타났다. 런던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고 영국 화폐 파운드가 세계화폐로 기능했다. 세계 시장의 성립이나 유지가 지배적인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1차 세계대전과 시장확대

1870년대 이후 영국·프랑스·독일·미국은 세계를 상대로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다. 기업가들이 정부의 군사력에 의지해 원료시장, 제품 시장 그리고 자금 대출시장을 확장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미 식민지를 많이 차지한 영국이나 프랑스에 대해 신흥 공업국인 독일이 도전하는 형태를 취했다. 이러다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진 것이다. 

결국은 시장의 확대를 하려고했던 것이 식민지 쟁탈전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비극적인 전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자유무역 시대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현대 국제기구는 ‘세계화 또는 기구화'를 외치면서 모든 나라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에게 상품시장, 외환시장 그리고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자유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후진국은 개방과 자유화로 오히려 혼란과 정체를 경험할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기구가 개방과 자유화를 강요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국제기구는 강대국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각국 정부가 주주인 주식회사와 같은데, 대주주는 미국·영국·프랑스·일본·독일 등 선진국이므로 선진국의 이익을 세계적으로 관철시키고 있다. 물론 WTO에서는 한 나라가 한 표를 가지고 있지만, 후진국들이 단결하지 못하고 각각이 선진국으로부터 약간의 혜택을 받기 위해 뿔뿔이 행동하고 있다. 둘째, 선진국의 기업은 1975년 이래의 세계적 대불황을 해외시장의 개척을 통해 극복하려고 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정부가 자기 나라의 기업을 위해 외국 정부에게 개방과 자유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주장, 즉 “선진국에서는 기업이 강력하게 되어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선진국의 정부는 자국 출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